책을 읽고

연애; 아무것도 아닌, 모든 것

후니허니 2018. 2. 4. 23:50

연애; 아무것도 아닌, 모든 것

 

예전에 누군가 살면서 가장 열정적으로 했던 일이 뭐냐?’고 물었을 때 연애라고 대답한 적이 있다. 진짜였다. 그때가 아마 30대 초반이었던 것 같은데, 부끄럽게도 그때까지 나는 뭐 하나 열심히 해본 적이 없었다. 공부든, 운동이든, 독서든 늘 적당히 했던 것 같다.


<연애; 아무것도 아닌, 모든 것. 박현민>을 읽었다. 제목이 참 마음에 든다. 아무것도 아닌 모든 것 이라니... 나에게 연애가 그랬기에 더 와 닿는다. 나에게 연애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으면서도 모든 것이었다.


책은 연애의 과정을 봄(), 여름(연애), 가을(결실 혹은 권태기), 겨울(이별) 사계절로 나눠 조근 조근 이야기한다. 작가는 연애를 지지리도 못 해 남들보다 생각과 고민을 많이 거듭한 끝에 연애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을까?

 


지상 최대의 난제, 남녀의 우정은 가능한가.


연애횟수, 많을수록 좋을까.


클럽에서 만난 그(그녀)와의 연애, ‘괜찮아요?’


애인의 과거, 물을까 묻을까?


연인끼리 사생활 공유, 어디까지 해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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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목차를 보면 한번쯤 우리가 연애를 하면서 해봤을 고민들이다.

 

사랑은 늘 상대적이다

 

작가는 책 곳곳에 연애에는 정답이 없고, 상대적이라고 말한다. 131일에는 홍대에서 책의 저자인 박현민 작가를 초대해 독서모임도 가졌다. 작가가 가장 마음에 드는 챕터로 꼽은 사랑은 늘 상대적이다를 살펴보자.

 

사랑은 그렇다. 늘 상대적이다. 누군가의 곁에서 한없이 차갑던 이도,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 누구보다 따뜻한 존재가 되기도 한다. “연애만 하면 내가 꼭 더 많은 사랑을 준다고 불평하는 사람은 정작 과도한 사랑을 쏟아 붓는 상대를 만나면 뒷걸음질 칠 수 있으며, “내 연애는 쿨해~”라고 외치던 이도 자신보다 더 쿨한 상대를 만나면 집착하고 매달릴 수도 있다. 모든 연애와 사랑은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지극히 상대적이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과거 내가 사귀었던 그녀들을 떠올려봤다. 최근 이별한 그녀와 내 인생에서 처음 제대로 된 연애라고 할 수 있었던 그 때의 그녀. 한 번은 내가 결혼하고 싶어 했고, 한 번은 상대가 원했다.

 

최근에 이별을 경험했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는 겨울(이별) 챕터에 많은 공감을 느꼈다. 그 중에서도 구남친과 재결합했다...운명일까?’에서 한 구절이 마음에 와닿았다.

 

똑같은 이유로 다시 헤어진다는 정설이 모두에게 적용되는 건 아니다. 헤어진 이유와 상황이 중요 포인트다. 이별의 방아쇠를 당기게 했을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게 지금의 내가 수용 가능하거나 극복할 수 있는 내용인지를 판단하라. 성격 자체의 튀틀림, 내면에 깔린 본성 등 근본적으로 봉합 불가능한 요소라면 노력과 의지로도 이별을 막아낼 수 없다.


헤어졌던 그 사람과 또 연애를 시작한다는 건 즐겁고 행복한 순간만을 안고 가는 게 아닌 이별 당시 처참했던 순간의 감정까지도 떠안겠다는 각오다. 그렇기에 당신의 두 번째시작은 처음보다 더 신중해야 한다.

-책 192~193쪽에서-


연애는 수학문제와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한번 틀린 문제는 다음에도 틀린다. 틀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도 그 문제를 맞닥뜨리면 또 틀리고 만다. 그래서 왜 틀렸는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 연애야말로 케바케의 영역. 진정한 복잡계가 아닌가 싶다.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부분에서 공감을 했다.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은 평생 연애를 대하는 관점이 잘 바뀌지 않는 것 같다. 정답이 없는 연애에 자신만의 정답을 끝까지 고수하는 것이다.

 

작가의 말처럼 올해 다시 연애를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