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곡 차곡 쌓이는 하루/긴 끄적

[영화 본 後] 타임 패러독스 - 시간 여행은 가능할까?

후니허니 2018. 2. 11. 23:50

당신은 당신의 인생을 망친 사람이 눈앞에 나타난다면, 그 사람을 어떻게 하든 아무도 그 책임을 묻지 않고 걸리지도 않는다면, 죽이겠습니까?”

 

감독: 피터 스피어리그, 마이클 스피어리그

주연: 에단호크(템퍼럴 요원), 사라 스누크(/ 제인)

조연: 노아 테일러(Mr.로버트슨)

 


타임 패러독스는 1959년 로버트 하인라인의 단편소설 올 뉴 좀비스(All You Zombies)’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시간여행을 통해 폭탄 테러범을 막으려는 에단호크(템퍼럴 요원)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얼마전 우연히 알게 된 이 영화는 2014년 작으로 오스트레일리아 영화라고 한다. 국내에서는 타임 패러독스라는 이름으로 개봉했지만, 원제는 프리데스티네이션(Predestination)’로 예정설, 숙명이라는 뜻이다.

 

<줄거리>

주인공 템퍼럴 요원(에단 호크 분)은 폭탄 테러범을 쫓아 시간을 넘나든다. 주인공은 과거로 이동해 폭파범이 설치한 폭탄 해체를 시도하다 폭발로 전신에 화상을 입는다. 시간이동장치를 이용해 미래로 돌아와 안면 피부 전체를 이식받는다.

이후 주인공이 속한 조직은 그에게 폭파범 사건에서 손을 떼게 하고 마지막 임무를 지시한다. 그의 마지막 임무는 과거로 날아가 미혼모라는 필명을 쓰는 작가, (사라 스누크)을 새로운 시간요원으로 포섭하는 것이었다.


과거로 이동한 그는 바텐더로 위장 취업하며 술을 마시러 들어온 존과 대면한다. 주인공은 존에게 재미있는 얘기를 해 주면 술 한 병을 준다고 제안하고, 존은 자신의 놀라운 과거를 말해주는데...

(중략)

...이야기를 마친 존은 과거에 만난 한 남자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망가졌다며 그를 저주한다. 주인공은 만일 내가 당신 앞에 당신 인생을 망친 사람을 데려와준다면, 그리고 당신이 절대로 걸리지 않는다고 보장한다면, 그를 죽이겠나?”냐고 묻고 존은 망설임 없이 죽이겠다고 말한다. 이에 주인공은 존을 과거로 데려간다. 그리고 존의 인생을 망친 그 남자는 폭파범 용의자이며, 그를 사살해 능력을 증명하고 시간요원이 되라고 말한다.

 

시간여행이 불러 온 역설

타임 패러독스는 기본적으로 시간여행을 할 때 발생하는 모순을 이야기한다. 3가지 역설이 있는데, 할아버지 패러독스, 공짜 패러독스, 에너지 증가 패러독스다. 이 영화는 그 중 첫 번째인 할아버지 패러독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할아버지 패러독스란 간단히 말해 만약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나 혹은 나의 조상을 죽이면 나는 존재 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영화 타임 패러독스는 시간여행으로 꼬이고 꼬인 사건들을 꽤나 충격적이고 신선한 반전을 이용해 흥미롭게 풀어냈다. 그런데 정말 과학적으로 시간여행은 가능할까?

 

반전 영화의 딜레마

관객들이 반전 영화에 열광하는 이유는 전혀 생각지 못한 전개로 뒷통수를 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중에 이거 웬지 이렇게 될 거 같은데?’라는 소위 냄새를 풍기는 영화만큼 김이 빠지는 것도 없다. 결국 감독은 영화가 끝나기 전까지 필사적으로 결말을 눈치채지 못하게 꽁꽁 숨겨야만 한다.

그런데 문제는 개연성이다. 결말을 숨기는데 성공했다 하더라도 그 결말에 개연성이 없으면 관객은 공감하지 못한다.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영화 곳곳에 복선, 소위 말하는 떡밥을 잘 깔아놔야 하는데, 떡밥을 푸는 것과 결말을 숨기는 것은 서로 상반된다. 떡밥을 많이 풀면 결말을 들킬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렇다고 너무 아껴놓다 막판에 짠~ 하고 결말을 보여주면 개연성이 떨어진다.


타임 패러독스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역시 개연성 부족이다. 타임 패러독스는 반전을 위한 도구로 시간여행이라는 장치를 이용했다. 반전과 시간여행 두 가지 요소를 적절히 활용해 영화를 이끌어간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끝내 주인공이 왜 그래야만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임 패러독스는 최근에 본 반전영화 가운데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고 생각한다. 시간여행이라는 특이한 소재와 예상치 못한 반전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한번쯤 볼만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