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곡 차곡 쌓이는 하루/긴 끄적

실천을 지속하는 힘은 어디서 나오나

후니허니 2018. 4. 29. 22:40

강력한 동기부여를 통해 뭔가를 시작하고 첫 발을 내딛어도 이내 시들해지고 마는 이유는 뭘까요?

 

나무를 심는 사람이라는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황량한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 알프스 산간에 나무를 심은 노인의 이야기죠. 원작은 프랑스 작가 장 지오노의 단편 소설로 1953년에 출간됐습니다.

 

줄거리는 이렀습니다. 1913, 오지를 여행하는 여행자가 물을 찾다가 우연히 양치는 노인 엘제아르 부피에를 만납니다. 물과 음식을 얻어먹게 되고 노인의 삶에 이끌린 주인공은 하루를 더 머물며 그를 관찰하죠.

 

그는 노인이 3년간 10만 그루의 도토리나무를 심은 것을 알게 됩니다. 노인은 앞으로 자작나무를 심을 거라는 계획도 밝히죠.

 

주인공은 5년간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전쟁이 끝난 후 노인이 있는 곳을 다시 찾습니다. 그 곳에서 그가 발견한 것은 울창한 참나무 숲과 개울, 그리고 벌치는 노인이었죠


이후 주인공은 종종 노인을 찾았습니다
.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는 황량했던 그 곳이 풍요로운 마을로 재건됩니다.

 

노인이 평생 나무를 심는 일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강박 덩어리입니다. 자신의 잠재력을 그대로 드러내는 일을 시도하다가도 강박이 들어와서 일을 다 망치죠. 저도 그렇습니다. 실천하고 조금씩 고쳐나가면 되는데 그러질 못합니다. 우리가 다른 삶을 위해 실천을 시작해도, 다시 강박이 들어옵니다.

 

생각해보면 저의 삶의 여정은 늘 목적을 가지고 살아왔던 것 같다. 학창 시절에는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시험을 봤고,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를 했습니다. 공부를 하는 재미를 느끼지 못했으며, 과정을 통한 성취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문득 이런 삶이 참 불쌍하고 협소하며, 밋밋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얼마나 불행한 삶인가. 나는 한번이라도 진정으로 뭔가에 집중해서 빠져들고 재미를 느꼈던 적이 있었던가글쓰기 공부를 하는 것도 어떤 목적을 가지고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글쓰기가 정말 즐거워서는 아니었죠.

 

요즘은 인생의 목적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즐기는 연습도 필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목적이 생겨도 왜 그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면 그 과정을 즐기지 못합니다. 작은 좌절이나 난관에도 쉽게 무너지고 포기하죠. 이제 절실히 깨달았으니, 지금부터라도 나를 알아나가는 연습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