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을 지속하는 힘은 어디서 나오나
강력한 동기부여를 통해 뭔가를 시작하고 첫 발을 내딛어도 이내 시들해지고 마는 이유는 뭘까요?
‘나무를 심는 사람’이라는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황량한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 알프스 산간에 나무를 심은 노인의 이야기죠. 원작은 프랑스 작가 ‘장 지오노’의 단편 소설로 1953년에 출간됐습니다.
줄거리는 이렀습니다. 1913년, 오지를 여행하는 여행자가 물을 찾다가 우연히 양치는 노인 엘제아르 부피에를 만납니다. 물과 음식을 얻어먹게 되고 노인의 삶에 이끌린 주인공은 하루를 더 머물며 그를 관찰하죠.
그는 노인이 3년간 10만 그루의 도토리나무를 심은 것을 알게 됩니다. 노인은 앞으로 자작나무를 심을 거라는 계획도 밝히죠.
주인공은 5년간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전쟁이 끝난 후 노인이 있는 곳을 다시 찾습니다. 그 곳에서 그가 발견한 것은 울창한 참나무 숲과 개울, 그리고 벌치는 노인이었죠.
이후 주인공은 종종 노인을 찾았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는 황량했던 그 곳이 풍요로운 마을로 재건됩니다.
노인이 평생 나무를 심는 일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강박 덩어리입니다. 자신의 잠재력을 그대로 드러내는 일을 시도하다가도 강박이 들어와서 일을 다 망치죠. 저도 그렇습니다. 실천하고 조금씩 고쳐나가면 되는데 그러질 못합니다. 우리가 다른 삶을 위해 실천을 시작해도, 다시 강박이 들어옵니다.
생각해보면 저의 삶의 여정은 늘 목적을 가지고 살아왔던 것 같다. 학창 시절에는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시험을 봤고,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를 했습니다. 공부를 하는 재미를 느끼지 못했으며, 과정을 통한 성취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문득 이런 삶이 참 불쌍하고 협소하며, 밋밋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얼마나 불행한 삶인가. 나는 한번이라도 진정으로 뭔가에 집중해서 빠져들고 재미를 느꼈던 적이 있었던가’ 글쓰기 공부를 하는 것도 어떤 목적을 가지고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글쓰기가 정말 즐거워서는 아니었죠.
요즘은 인생의 목적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즐기는 연습도 필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목적이 생겨도 왜 그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면 그 과정을 즐기지 못합니다. 작은 좌절이나 난관에도 쉽게 무너지고 포기하죠. 이제 절실히 깨달았으니, 지금부터라도 나를 알아나가는 연습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습니다.